요즘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비교하는 글이 자주 눈에 띄고있습니다.
각광받는 국내외의 두 대표 단문 블로깅 서비스의 무서운 성장세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대결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흥미를 끄는 모양입니다.
특히 며칠 전 트위터를 미투데이가 앞서는 랭키닷컴의 통계 기록 발표로 인해 더 관심을 끄는 계기가 만들어진 듯 싶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트위터가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미투데이를 한참 앞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작 한달 새 그 상황이 역전되었음을 보여주는-믿거나 말거나 한-지표 하나 때문에 모든 상황을 미궁 속으로 빠뜨린 것입니다.
(트위터 김연아)
(미투데이 지드래곤)
한동안 외국의 유명인들과 김연아 등으로 트위터 대세론이 만들어지더니
이번에는 스타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 미투데이 쪽으로 분위기가 쏠리는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비교도 많이 나왔고 그 지표에 대한 허상을 밝히는 글도 나왔습니다.
명쾌한 분석들과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로 틀 안에 가두고 무엇이 더 잘났나를 이야기하는 데는 분명한 이견을 갖고 있습니다.
두 서비스가 '단문 블로깅'이라는 형태는 같을 지언정 결코 같은 서비스가 아니니까. 그럼 무엇이 다를까요?
주절거림은 트위터, 끄적거림은 미투데이
둘 다 한 줄 블로깅이라는 시스템은 같습니다. 입력하는 자수의 차이(트위터 140자, 미투데이 150자)는 있어도 웹상의 입력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허나 두 시스템에서 입력된 똑같은 글은 서로 다른 뉘앙스를 갖고있습니다.
트위터에선 누군가 주절거리는 듯한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미투데이는 일기를 쓰는 것 같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글을 대하는 태도와 글을 위한 시간, 공간의 개념이 다르니까 그럴수밖에 없다는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메인, 댓글 개념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트위터의 메인은 시간의 개념이 강합니다.
한 공간에서 내가 팔로잉(누군가의 글을 보기 위한 구독 행위)한 이들의 글이 내 글과 섞여 시간 순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나만의 공간은 사라집니다.
나의 팔로어(내 글을 보려는 이)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누군가를 팔로잉하거나 누군가의 팔로어가 되면 나를 위한 공간이란 개념은 거의 사라지고 그 시간 이후 시간에 지배당합니다.
팔로잉이 많아질수록 수많은 이들의 글이 정신없이 쏟아집니다. 그 안에서 나는 누군가의 글을 읽고, 또한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글을 읽고 있는 건지, 대화를 하는 건지 도통 분간을 할 수 없어집니다. 쉴새 없이 눈을 스치는 글들이 마치 수많은 주절거림처럼 눈을 타고 들어와 귓속에서 말하는 듯합니다.
그 순간 글쓰기가 아니 말하기가 진행됩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글을 남기려 한다.
이는 팔로잉한 상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서로 이야기 상대를 의식한 글을 쓴다.
예의를 갖춰 자랑도 하고 즐길 거리를 던지고 뭔가를 묻기도 한다.
어느 순간 '@ 아이디'와 RT(retweet)가 나타나면 그 뒤는 글이 아닌 대화가 시작된다.
내가 말을 하고, 상대가 말을 하기를 반복하면서 주고 받는 글이 채팅방이 되어 갑니다. 그러니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 수밖에. 그렇게 트위터의 글은 지나가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려는 주절거림과 같습니다.
미투데이는 공간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미투를 개편하면서 시간적 요소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공간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미투데이 친구(줄여서 '미친'이라 합니다) 같은 관계 맺기는 가능하고 최근 개편으로 인해
다른 이의 글을 내 미투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글로서 인지됩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대화를 나누는 느낌은 여전히 아닙니다. 확실히 글은 글입니다.
글 하나하나마다 공간이 있습니다.
나의 공간과 타인의 공간은 하나의 글마다 격리되어 있습다.
미친이 댓글을 달거나 나 역시 다른 미친에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댓글은 그 글 안에서만 허용되고, 핑백을 쓰지 않는 한 글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글 안에서의 소통은 이뤄지나 대화를 하듯 연속성은 찾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댓글과 답글이 섞이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때문에 미투데이는 상대보다 나를 먼저 의식합니다.
애초부터 굳이 상대를 고려한 글쓰기를 생각하지 않았던 서비스였으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내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공간, 그것입니다.
그러니 미투에서 대화가 우선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거운 나를 위한 글을 미투에서 끄적거려봅니다.
스마트폰과 휴대폰
트위터나 미투나 웹에서 출발한 서비스지만, SNS라는 그 목적에 충실하려면 모바일과 접목은 필연입니다.
대화를 하든 기록을 남기든 때와 장소에 상관 없이 서비스를 쓸 수 있어야 하니까요.
때문에 미투데이와 트위터가 모두 모바일에 친화적입니다. '둘 다?'라며 의문을 표하는 이도 있다는 걸 알고있습니다.
왜 미투가 모바일 친화적이냐는 의문이라는 것을. 하지만 태생이 다른 두 서비스인만큼 모바일에 대한 관점도 다르다. 트위터는 스마트폰, 미투데이는 휴대폰입니다.
재미있는 상황입니다.
스마트폰과 휴대폰. 소통을 위한 기본 기능은 똑같은, 그러나 쓰임새가 조금 다른 두 모바일 장치가 서비스를 대표하는 아이콘일 수 있다는 게 재밌습니다.
스마트폰과 휴대폰. 이 둘은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서비스하는 지역, 쓰는 세대의 차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트위터의 태생지는 미국. 스마트폰 환경으로 빠른 이동이 진행되는 곳입니다.
웹 기반 서비스의 모바일화에 있어 스마트폰이 적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트위터를 위한 API가 공개된 덕에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도 나와 있습니다.
이용자들에게 선택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이 차고 넘칩니다. 허나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이 더딘 국가입니다.
옴니아나 엑스페리아 같은 전형적인 스마트폰 이용자도 있지만, 아이팟 터치 같은 모바일 장치에서 트위팅을 합니다.
스마트폰이든 모바일 장치든 모두 데이터에 익숙한 IT 세대의 장치입니다.
젊기는 하지만, 아주 젊은 층은 아닌 그런 세대. 그들 이상의 세대가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입니다.
미투데이의 태생지는 한국. 여전히 휴대폰 문화가 강한 곳입니다.
웹기반 서비스의 모바일화에 있어 그 대중적 규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개발 당시 스마트폰 중심적 서비스가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었습니다.
눈을 돌려 바라본 것이 휴대폰, 그중에서도 멀티미디어 서비스(MMS)입니다.
미투데이는 휴대폰의 MMS로 사진과 글을 내 미투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필요없습니다.
휴대폰이 애플리케이션, 그 자체인 것이다. 때문에 미투데이에는 젊음이 느껴진다. MMS에 강한, 아직은 한창 젊은 세대. 미투데이는 그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습니다.
미투데이와 트위터. 두 서비스 모두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쓰는 이의 층이 다르고, 문화가 다릅니다.
트위터와 미투는 분명 다른 세대의 문화적 코드가 작용하고 있으니까. 무엇이 더 낫다고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지만, 직접 써보면 자기 감성에 맞는 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내 주위에 트위터를 안한다고 트위터를 폄훼할 필요도, 마케팅으로 서비스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미투데이의 인기를 거품으로 몰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입맛에 맞는 것을 찾자. 뭐가 됐든 나만 재밌으면 되지 않은가? ^^
이상 칫솔님 블로그의 글을 가져와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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